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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oor to Semiotics

국민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 Integrated Design Studio, Class 2015, BORDER, THRESHOLD, AND THE DOOR
기호학으로서의 문, The Door to Semiotics

Background
“우리는 단지 랑그(고정된 언어기호)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기호, 상징적인 제식 등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고 소쉬르가 말했다. 간단히 말하면 의사소통을 하는데에 말뿐 아니라 기호들도 사용을 하고, 기호가 하나의 오브제를 표상하는 것을 넘어서 비물질적인 것 또한 표상한다는 이야기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이것을 바탕으로 문을 바라보고자 한다.

Concept
문을 기호학적으로 바라보기 이전에, 기호가 비물질적인 것을 표상한다고 한다면 우리가 쓰는 언어(랑그) 또한 하나의 기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학의 범주 안에 기호학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기호로서, 언어(랑그)가 단순한 언어행위의 기능을 넘어서, 하나의 표상으로써 기능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 다다이즘 시인들(아폴리네르의 형상시, 슈비터스의 음향시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그 중 대표적으로 말라르메의 「주사위 던지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래는 「주사위 던지기」 중 한 페이지이다. 서문을 포함하여 약 15페이지로 단어의 배열, 대·소문자, 다양한 글자크기 등으로 구성되어 작품의 ‘내용’ 보다는 인쇄된 ‘형태’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말라르메의 시 형태는 페이지 공간속의 여백과 단어의 배치를 통해서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으로 해석을 유도하여 글자크기나 순서를 보는 해석 과정에 따라 독자들에게 의미가 다양한 시각에서 확대·재생산 된다. 일반적인 시의 형태가 되었다면 일반시의 기능(랑그가 단어로서, 부사로서… 의미를 지니는)에 충실했겠지만, 말라르메의 시 형태는 ‘언어학’을 넘어서 랑그가 ‘기호학’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점인 듯하다. 이처럼 말라르메가 시의 형태(단어의 배열, 여백, 다양한 글자크기)를 통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제시하였듯이, 나는 문과 문의 요소(문틀, 문고리, 문구멍…)을 통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제시하고자 한다.

Operation
문손잡이가 있을 때, 그것은 밀거나 당기거나, 개인의 문화적 관습에 따라 문손잡이를 해석한다. 이 때 문손잡이는 시니피앙(지각이 가능한 것)이 되고, 밀거나 당기는 행위는 시니피에(문화,관습,자의적인 측면)가 된다. 밀고 당기는 행위를 하는 것이 문화, 사회적 체계안에서 약속된 의사소통이자 사회적 상호작용. 즉, 일반적인 문이 가지는 언어학적인 기능이다.
이 외의 기호학적 기능을 제시하기 위해 문틀(테두리)을 중심으로 공간의 내/외부로 경계를 설정하나 쉽게 알아치리지 못하게 문과 벽을 동일한 색상과 재질로 설정하고, 일반적인 문의 형태로 제작한다. 문을 밀었을 때는 일반적인 문과 동일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이 문을 당겼을 때는 사용자가 기대한 문이 아닌 문틀과 연결된 반대의 문이 열림으로써 문이 작동하는 새로운 의미와 방식을 제시한다.
또한 문구멍은 문을 밀었을 때는 문 너머의 공간을 보여주는 역할을 수행하나, 문을 당겼을 때는 문 너머의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서 이 문의 사용자는 기존의 문의 의미를 읽고 작동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문이 가질 수 있는 기호학적인 측면(문화나 개인에 따라 다양한 의미생산이 가능한)에 대해서 인식하게 하고자 한다.